ORIGINAL · 제로 시리즈
제로가 카테고리를 건너간 지도 — 당·열량·카페인·유당·밀가루
롯데웰푸드 「제로」 2022년 5종에서 2025년 21종…2년 반 만에 누적 1,000억(제조사 발표) / 0kcal 죠스바 한 달 720만개…빙과 점유율 39.86 대 39.85, 0.01%포인트 싸움에 들어온 변수 / 스타벅스 디카페인 연 4,550만잔, 아메리카노 7잔 중 1잔…디카페인 원두 수입 4년 새 2.1배(관세청)

편의점 냉동고 문을 열면 죠스바가 두 줄이다. 한 줄은 서른 해 넘게 팔린 파란 봉지, 다른 한 줄은 같은 파란 봉지에 「0kcal」가 찍혀 있다. 2024년 4월 롯데웰푸드가 설탕 대신 알룰로스를 넣어 낸 이 죠스바·스크류바는 한 달 만에 약 720만개가 나갔다. 초도 물량 계획이 320만개였으니 두 배를 넘겼다(롯데웰푸드 발표, 파이낸셜뉴스 2024년 5월). 관계자는 「온라인상에 0칼로리 아이스 바가 기존 죠스바, 스크류바의 맛을 잘 구현했다는 게시글이 많아 인기를 확신했다」고 설명했다. 탄산에서 시작한 「빼기」는 이렇게 냉동고로 건너왔다. 그다음은 커피 주문대와 우유 매대, 면 코너였다. 이 편은 「제로」가 가리키는 성분이 어디서 무엇으로 바뀌는지를 지도로 그린다.

「제로」의 여섯 가지 뜻을 세우는 좌표계
지도를 그리려면 좌표가 필요하다. 이 편은 「제로」를 여섯 축으로 쪼갠다. 당 제로(제로슈거), 열량 제로(0kcal), 카페인 제로(디카페인), 유당 제로(락토프리), 밀가루·글루텐 제로, 알코올 제로(앞 편에서 다뤘다). 법적 뿌리는 2016년 12월 28일 식약처 고시다. 「저당류」 100g당 5g 미만, 「무당류」 0.5g 미만, 「저나트륨」 120mg 미만 기준이 이때 신설됐다(식품음료신문, 2017년 1월). 유통업계에서는 「제로덴티티」라는 말이 돈다 — 오리지널의 맛과 정체성은 두고 당·칼로리만 0으로 낮춘다는 뜻이다. 누가 만든 말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먹보고 도감에서 「제로」 269종의 카테고리를 세면 음료 194, 과자 37, 유가공 17, 간편식 10, 빙과 5, 면 2다. 음료 밖의 75종이 이 편의 지도다.
당 제로, 과자와 빙과로 — 롯데웰푸드 「제로」 3년
롯데웰푸드(당시 롯데제과)는 2022년 5월 무설탕·무당류 브랜드 「제로」를 과자 3종·빙과 2종으로 냈다. 처음부터 두 카테고리를 걸쳤다. 2023년 10월 10종, 2024년 10월 17종(건과 9·빙과 7·유가공 1), 2025년 1월 19종, 5월 21종. 2025년 1월 론칭 2년 6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겼다. 2024년 한 해 매출만 500억원 이상이었다(롯데웰푸드 발표, 식품음료신문 2025년 1월). 2024년 10월 나온 「제로 초코파이」는 무설탕 마시멜로 개발에 2년이 걸렸다. 자체 소비자조사에서는 2년 연속 「제로로 나왔으면 하는 제품」 1위였다(헤럴드경제, 2024년 10월). 50일 만에 600만봉, 5개월 만에 1,400만봉이 팔렸다(서울경제, 2025년 5월) — 국민 4명 중 1명이 한 봉씩이다. 관계자는 「제로 브랜드는 과도한 당류 섭취가 어렵거나, 이를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게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의 선택지를 넓혔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첫 편에서 본 것을 여기서도 적어 둔다. 라벨을 100g 기준으로 옮기면 제로 초코파이는 393kcal, 같은 회사 초코파이는 436kcal다. 당류 33.5g을 빼도 열량은 10%가 준다. 과자의 열량은 지방과 전분에서 온다. 2026년 1월부터 「제로슈거(감미료 함유, 열량을 낮춘 제품이 아님)」 표기가 붙는 이유다. 「선택지를 넓혔다」는 회사의 말이 정확하다 — 열량이 아니라 당류를 피해야 하는 사람에게 열린 선택지다. 오리온도 2025년 1월 1992년생 「마이구미」에 첫 제로슈거를 얹었다(시중 젤리류 대비 열량 30% 낮춤).

1위 싸움의 변수가 된 0kcal — 빙과 39.86 대 39.85
2023년 빙과 시장 점유율은 롯데웰푸드 39.86%, 빙그레(해태아이스 13.46% 포함) 39.85%였다(aT 식품산업통계정보, 국민일보 2024년 5월). 0.01%포인트 차이, 사실상 동률이다. 그 자리에 0kcal 죠스바·스크류바(2024년 4월)가 들어왔다. 7월 「씨없는 수박바 0kcal」로 「0칼로리 죠크박」이 완성됐다. 두 제품은 출시 3개월 시점 누적 2,000만개를 앞두고 있었다(롯데웰푸드 발표). 빙그레가 2024년 4월 내놓은 답은 「파워캡 제로」였다. 7월에는 「더위사냥 제로 디카페인 커피」(당류 0g에 디카페인)와 「생귤탱귤 제로 감귤」(당류 0g에 0kcal)을 냈다(빙그레 보도자료, 2024년 7월). 한 제품 안에서 당 제로와 카페인 제로가 겹친 첫 사례다. 자회사 해태아이스는 2025년 4월 「아이스가이 제로제로 스포츠」를 포함해 5종 제로 라인업을 갖췄다. 데이터앤리서치 집계로 「제로 아이스크림」 온라인 게시물은 2023년 8월부터 1년간 3만5,418건, 전년보다 67.56% 늘었다. 브랜드별로는 롯데웰푸드 2,279건, 빙그레 1,609건, 스타트업 라라스윗 1,563건 — 대기업 둘 사이에 작은 회사가 끼어 있다.

카페인 제로가 7잔 중 1잔, 수입은 1만40t
스타벅스 코리아는 2017년 8월 디카페인을 들였다. 2024년 3,270만잔, 2025년 4,550만잔(+39%), 2026년 2월 누적 2억잔. 올해 1~2월 아메리카노 중 디카페인 비중은 약 14%, 7잔 중 1잔이다(스타벅스 발표, 머니투데이 2026년 3월). 「늘어나는 디카페인 수요에 맞춰 티, 과일 베이스 음료 등 카페인 프리 음료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는 것이 최현정 식음개발담당의 말이다. 관세청 기준 디카페인 커피(생두와 원두) 수입 중량은 2021년 4,755t에서 2025년 1만40t으로 111.1%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 원두 수입은 2022년 19만5,375t 정점에서 2025년 18만4,600t으로 줄었다(동아일보, 2026년 3월). 디카페인은 일반 원두의 5.4%다. 규제도 따라왔다. 식약처는 2026년 5월 고시로 「디카페인」 표시를 잔류 카페인 0.1% 이하(고형분 기준)일 때만 허용하기로 했다. 기존 「90% 이상 제거」에서 EU·미국 기준 쪽으로 옮겼다. 시행은 2028년 1월 1일이다(농민신문, 2026년 5월). 증가율은 꺾이는 중이다 — 스타벅스 잔 수는 2024년 55%, 2025년 39%, 2026년 1~2월 23% 늘었다.
유당 제로 — 93억에서 876억으로, 우유에서 요거트로
락토프리 우유 시장은 닐슨 기준 2016년 약 93억원(식품음료신문, 2017년 5월), 2019년 232억원(흰우유 시장의 2.3%), 2024년 약 876억원(EBN, 2025년 6월)으로 자랐다. 2019년 이후 연평균 8% 이상, 폭발은 아니지만 꾸준하다. 매일유업 「소화가 잘되는 우유」(2005년 5월 출시, 여과 공법으로 유당만 제거)는 2024년 4월 누적 8억개를 넘겼다. 점유율은 97.7%였다(뉴스퀘스트 2024년 4월, 제조사 발표). 우유에서 시작한 유당 제로는 발효유로 건너갔다. 매일유업 「매일 바이오 ZERO」(2024년 6월, 당·지방·칼로리 트리플 제로), 남양유업 「불가리스 제로」(2024년 11월, 유당 제로)가 그 자리다. 첫 편에서 봤듯 불가리스 제로는 당류가 남아 있는 「유당의 제로」다. 제조사는 그것을 패키지에 적었다. 농식품부는 2018년 10월 락토프리 KS 표준안(유당 0.5% 이하)을 냈다. 흰우유 자체는 줄어든다 — 1인당 소비 26.7kg에서 25.3kg(-5.2%). 락토프리는 줄어드는 시장 안에서 자라는 칸이다.

밀가루 제로·글루텐 제로 — 면 코너의 빼기
풀무원 지구식단 「제로면」(두유면·두부면·곤약면)은 밀가루를 뺀 면이다. 두유면은 85kcal에 식이섬유 6g, 칼슘 342mg. 2025년 2월 의령 공장 이관으로 월 생산량이 4배 넘게 늘었다. 박종희 BM은 「작년 두유면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었는데, 자사 공장 이관 후 생산량을 대폭 늘릴 수 있어 매출도 전년 대비 3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식품음료신문, 2025년 2월). 오뚜기는 2025년 11월 「저당 컵누들 불닭맛」을 냈고 두부피면 「고단백 컵누들」로 2026 민텔 혁신상을 받았다(오뚜기 뉴스룸). 여기서 「제로」는 밀가루의 제로다. 글루텐 제로는 조금 다른 길이다. 국내 기준은 20mg/kg 이하,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인증(KGFC)이 2022년 시작됐다. 김문수 협회장은 2022년 「글루텐프리 표시 기준은 있으나 함량 확인을 위한 공인시험법이 마련되지 않아 무글루텐 표시 식품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한국농어민신문, 2022년 8월). 이후 인증 체계가 닫혔다. 국내 글루텐프리는 내수보다 쌀가공식품 수출의 언어다. 국내 시장 규모 수치는 어디에도 없다.
빼기가 남기는 청구서, 원가와 규제
빼기는 공짜가 아니다. 설탕 가격은 2021년 kg당 816원에서 2023년 1,144원으로 약 40% 올랐다. 오리온 매출 중 원재료비는 66% 이상이다(시장경제 보도, 2025년 1월). 오리온 관계자는 마이구미 제로가 기존 마이구미보다 원가율이 높다고 했다. 설탕을 빼면 더 비싼 것이 들어간다. 롯데마트·슈퍼 집계로 저당·무가당·제로 상품군 매출은 최근 4년 연속 매년 20% 이상, 품목 수는 매년 40% 이상 늘었다(세계일보, 2026년 5월).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당·저칼로리 상품은 이제 일부 소비자만 찾는 틈새 제품이 아니라 일상적인 선택지로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의 말이 이 지도의 범례다. 「지속적인 트렌드 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무설탕 디저트 카테고리를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다」(푸드투데이, 2025년 12월). 카테고리 확장의 순서는 회사가 정하지 않았다. 소비자조사 1위 제품이 정했다 — 초콜릿·쿠앤크샌드(2023년), 초코파이(2024년).

확장의 관문은 맛이었다
롯데웰푸드가 반복해서 든 근거는 「소비자조사 1위 제품을 제로로」였다. 0kcal 죠스바의 흥행에는 「원래 맛을 잘 구현했다」는 온라인 게시글이 먼저 있었다. 앞 편의 2006년과 같은 논리다 — 맛 재현이 되면 카테고리가 열리고 안 되면 15년을 기다린다. 유튜브의 한 의사 채널이 올린 롯데 제로 3종 성분·맛 검증 영상은 론칭 7개월 시점에 조회 38만을 넘겼다. 「제로 아이스크림」 언급량에서 스타트업 라라스윗은 빙그레 바로 뒤다. 이 지도에 아직 빈 칸이 많다는 신호다. 다만 지도가 넓어질수록 「제로」라는 말은 얇아진다. 그 이야기는 마지막 편이다.
출처 — 표시기준: 식약처 고시(2016-12-28, 식품음료신문 2017-01-04) · 식약처 디카페인 표시기준 개정(2026-05-12 고시, 농민신문 2026-05-12 보도, 2028-01-01 시행). 롯데웰푸드: 뉴시스(2023-10-19) · 식품음료신문(2025-01-14) · 헤럴드경제(2024-10-07) · 서울경제(2025-05-05) · 파이낸셜뉴스(2024-05-08) · 머니투데이(2024-07-01) · 푸드투데이(2025-12-29) — 회사 발표 첫해 매출이 보도마다 달라(2023년 「6개월 300억」·2025년 「첫해 160억」) 첫해 수치는 쓰지 않았다. 빙과 점유율: 국민일보(2024-05-06, aT). 빙그레: 보도자료(2024-07-02) · 탑데일리(2024-06-28). 데이터앤리서치(2024-08). 디카페인: 머니투데이(2026-03-24, 스타벅스) · 동아일보(2026-03-08, 관세청) — 트릿지 집계(7,949t)는 기준이 달라 함께 쓰지 않았다. 락토프리: 식품음료신문(2017-05-25, 2020-12-16) · EBN(2025-06-27) · 뉴스퀘스트(2024-04-29) · 뉴스K(2018-10, 농식품부 KS 표준안). 제로면·글루텐: 식품음료신문(2025-02-17) · 오뚜기 뉴스룸 · 한국농어민신문(2022-08-23) · 아시아투데이(2026-08-27). 원가·유통: 시장경제(2025-01-31) · 세계일보(2026-05-22). 도감 짝 대조: 먹보고 도감 2026-09-01 실측(100g 기준). 사진: 롯데웰푸드 뉴스룸(lottewellfood.com/prcenter/news/1484·1868·1908) · 빙그레 뉴스룸(bing.co.kr anno_idx=328·253·291) — 제조사 제공 보도자료 이미지, 원본 그대로 사용. 판매량은 제조사 발표 기준(출고·소매 미명시). 스타벅스·매일유업·풀무원 제조사 공식 이미지는 이번에 확보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