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 제로 시리즈
하나씩 따져본 다음 제로 후보는?
제로 탄산 성장률 +112%에서 +7.9%로(2022~2025년), 회사도 인정한 감속 / 탄산 시장 전체는 2024년 5.3% 줄었다 / 단백질 음료는 5년 새 19배(64억에서 1,245억) — 다음 경쟁은 뺀 것이 아니라 넣은 것

편의점 음료 매대 맨 위 칸이 바뀌었다. 지난해까지 「ZERO」 검은 띠가 독차지하던 자리를 「단백질 20g」 「식이섬유」 「카페인 프리」를 단 흰 글씨 캔들이 파고들었다. 롯데칠성음료 정용재 매니저는 「과거에는 제로 슈거·제로 칼로리 자체가 강점이었다면 이제 소비자는 원료와 성분까지 살핀다」고 했다(AP뉴스, 2026년 8월). 이 시리즈의 출발 질문은 「다음 제로는 무엇인가」였다. 무알코올, 디카페인, 락토프리, 글루텐프리, 저당·저염. 후보 다섯을 세워 놓고 취재에 들어갔고 하나하나 뒤집어 검증해 보니 다섯 모두에 빨간 줄이 그어졌다. 그래서 이 편은 예언이 아니라 점검 결과다. 후보마다 세 가지를 기준으로 봤다 — 성장 속도가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 규제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그 제품이 발 딛고 선 원래 시장이 커지는 중인지.
원판이 식고 있다 — 제로 탄산의 성장 속도
롯데칠성 제로 탄산 매출은 2021년 890억원에서 2022년 1,885억원(+112%)으로 뛴 뒤, 2024년 3,271억원(+19.8%), 2025년 3,530억원(+7.9%, 탄산 내 비중 43%)에 닿았다(엔지엣뉴스 2026년 7월, AP뉴스 2026년 8월). 해마다 성장률이 반토막 났다. +112%가 +7.9%로 — 4년 만에 14분의 1이다. 회사 스스로도 「과거보다 성장 폭은 둔화했지만」이라고 적어 뒀다. 제로콜라 시장도 닐슨 기준 2022년 2,166억원에서 2025년 2,883억원으로 3년 누적 33%, 연평균 10% 안팎이다(롯데칠성 인용, 집계 이해당사자). 그렇다고 반대쪽으로 기울 일도 아니다. 제로용 감미료 생산·수입량은 2020년 3,364t에서 2024년 1만3,276t으로 여전히 늘고 있다(식약처). 소비자가 감미료를 버렸다는 단정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 시장은 계속 크고 있지만 커지는 속도는 해마다 느려지고 있고, 규제는 강해지고 있다.

제로는 파이를 키우지 않았다 — 총량 -5.3%
국내 탄산 시장은 2023년 2조7,909억원에서 2024년 2조6,444억원으로 5.3% 줄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탄산음료 소비자가 제로로 전환되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신규 소비자 유입도 크지 않다」고 했다(아시아타임즈, 2026년 3월). 2025년에는 코카콜라음료 매출이 8,541억원에서 8,445억원(-1%), 롯데칠성 탄산은 -5.2%로 7개 카테고리 중 6개가 줄었다(한국경제, 2026년 2월). 제로는 파이를 키운 게 아니라 파이 안에서 자리를 바꿨다. 「다음 제로」를 찾는 이유가 여기 있다 — 원판이 더 커지지 않으니 다른 판이 필요하다. 실패의 신호로 읽을 일은 아니다. 대중화가 끝났을 뿐이다. 두 캔 중 한 캔이 제로인 매대(첫 편)에서 제로는 차별점이던 자리를 내주고 기본값이 됐다.
후보 A. 무알코올 — 폭발도 정점도 아닌 2%
앞 편이 적은 시장(2024년 700억원 이상, 2027년 1,000억원 전망)은 맞다. 여기에 뉴스웨이가 단서를 붙였다.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약 20%였던 성장이 2024년부터 2027년 전망에서는 약 10%로 절반이 된다. 전체 맥주 3조1,000억원의 약 2%,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 브랜드는 아직 없다」는 진단도 같은 기사에 있다(2026년 8월). CU 증가율도 2024년 21.8%에서 2025년 13.5%로 내려왔다. 반대편 수치도 있다. 2026년 1~5월 GS25 무알코올 맥주 매출 +86.1%, 이마트 1분기 +37.1%, 롯데마트 주류 매출 내 논알코올 비중 6%에서 13%(인사이트코리아, 2026년 7월). 그러나 이 기간에는 동계올림픽과 테라 제로 신제품 효과가 겹쳐 있다. 이 급증을 원래 흐름으로 읽으면 안 된다. 판정: 폭발하고 있다고 하기도, 정점을 지났다고 하기도 어렵다. 1,000억 전망도 성장률이 연 10%로 내려앉은 상태에서 나온 숫자라는 점은 같이 봐야 한다.

후보 B. 디카페인 — 늘지만 꺾이고, 2028년 규제가 온다
관세청 수입량은 2021년 4,755t에서 2025년 1만40t으로 늘었다. 2026년 상반기는 5,387t(+21.0%)이다(뉴시스, 2026년 7월). 스타벅스 잔 수 증가율은 2024년 +55%, 2025년 +39%, 2026년 1~2월 +23%. 늘지만 증가율은 꺾인다. 여기에 규제가 얹힌다. 2028년 1월부터 잔류 카페인 0.1% 이하만 「디카페인」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업계는 원가와 중소업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한국경제, 2026년 5월). 규제와 무관한 시장이 아니라는 뜻이다. 판정: 성장하는 시장은 맞지만 커지는 속도가 줄고 있고, 규제도 눈앞에 와 있다. 이 글의 수치는 관세청 통계로 통일했다. 다른 집계(트릿지 7,949t)와 섞으면 서로 기준이 달라서다.
후보 C. 락토프리·글루텐프리·대체육 — 속도가 다르거나 이미 지나갔다
락토프리는 2024년 876억원, 2019년 이후 연평균 8%다(비즈워치, 2025년 6월). 제로 탄산이 2년 만에 4배(마켓링크 기준 2020년 924억원에서 2022년 3,683억원) 뛴 것과는 속도의 자릿수가 다르다. 락토프리가 발 딛고 선 흰우유 시장도 1인당 소비가 26.7kg에서 25.3kg(-5.2%)으로 줄고 있다. 락토프리가 흰우유를 앞질렀다는 수치는 한 회사의 구매 데이터라 시장 전체 이야기로 쓰지 않는다. 글루텐프리 쪽은 셀리악병 유병률이 동아시아 0.05%, 국내 보고 사례 1명(컨슈머치)이다. 국내 시장 규모 수치는 아예 없다. 기사도 전부 쌀가공식품 수출과 인증 이야기다. 국내 소비자가 찾는다는 근거로는 쓰지 않는다. 대체육은 이미 한 바퀴 돌았다. 신세계푸드 베러미트 사실상 철수(2025년 8월), 롯데웰푸드 제로미트 중단(2023년), 농심 포리스트키친 폐점(2024년 12월), 국내 시장 2025년 300억원대(데이터뉴스). 구매 거부 이유 73%가 「필요성을 못 느껴서」였다(메트로, 2025년 8월). 해외에서 뜬 free-from이 한국에도 온다는 전제는 이 카테고리에서 한 번 틀렸다. 살아남은 쪽은 유당불내증·카페인 민감처럼 몸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었고, 문화적 수입품은 죽었다. 판정: 락토프리는 꾸준하지만 한 자릿수 성장이고, 글루텐프리는 국내 소비가 아니라 수출 쪽 이야기이며, 대체육은 정점을 이미 지났다.
감미료의 역풍과 설탕세 — 단맛 시장의 지금
당을 줄인 제품들은 지금 규제와 소비자 피로감을 한꺼번에 지나는 중이다. 2026년 1월 1일부터 「제로슈거(감미료 함유, ○kcal)」 병기 의무, 2월 13일 감미료 6종 사용기준 구체화 행정예고, WHO의 2023년 「비당류 감미료 장기 사용 비권장」(첫 편). 한 경제지는 「제로 피로감 — 제로 제품이 빠르게 대중화되며 차별성이 약해졌다」고 썼고(스트레이트뉴스, 2026년 5월), 「제로 음료의 인공적 단맛에 대한 거리감」으로 홍초·발효액이 다시 뜬다는 기사도 있다(NC프레스, 2026년 6월, 1건이라 경향으로만). 설탕세 쪽은 2026년 1월 28일 대통령이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을 제안했고(뉴시스), 2월 여당 토론회, 9월 7일 한 연구원 콜로키움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 글을 쓰는 시점 기준 법안 발의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다(2021년 발의안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다음 제로를 앞당길 재료로 삼기에는 아직 이르다 — 지금은 제안과 토론 단계까지만 온 상태다.
다음은 더하기 — 경쟁의 기준이 기능성으로
이데일리는 「탄산음료 경쟁축이 제로에서 기능성으로」라고 썼다(2026년 6월). 근거로 붙은 것이 롯데칠성의 해피즈, hy의 듀얼바이오틱 소다, GS25의 「헬씨소다」 카테고리 2026년 5월 누적 +26.6%다. 한국경제는 「당류 0g」 반대편에 「단백질 45g」이 있다며 단백질 음료 시장이 2020년 64억원에서 2025년 1,245억원으로 19배가 됐다고 했다(2026년 8월). 제로 탄산 성장률 +7.9% 옆에 단백질 음료 5년 19배 — 자릿수가 다르다. 롯데웰푸드는 2025년 제로 브랜드 목표 600억원을 냈지만 연간 실적 보도에 제로 매출은 없다. 대신 2026년 제로 품목보고 5건(8개월 만에 연간 최대)이라는 확장 신호가 남아 있다(컨슈머뉴스). 단백질 19배 수치 하나로 다음은 단백질이라고 단정하지는 않는다. 2026년 상반기 기사와 업계 발언이 그쪽을 가리킨다는 관찰까지다.
이 편의 결론은 하나다. 제로는 카테고리를 건너간 뒤(넷째 편) 정체성이 됐다. 정체성이 된 것은 더 이상 차별점으로 팔리지 않는다. 다음 경쟁은 뺀 자리에 무엇을 넣느냐다 — 단백질, 식이섬유, 원료의 이름. 이름을 붙이자면 「제로 3.0」보다 「제로 이후」다. 여기서 첫 편으로 돌아간다. 라벨 앞면의 「0」이 뒷면의 숫자로 설명되기 시작한 2026년, 다음 라운드의 경쟁 무기는 뺀 것의 크기가 아니라 적은 것의 정직함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응답자의 89%가 대체당 정보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고 했다.

소비자는 이미 질문을 바꿨다
2026년 상반기 업계 기사에는 「제로 피로감」이라는 말이 거듭 나왔다. 소비자의 질문은 제로냐 아니냐에서 무엇이 들었나로 옮겨가는 중이다. 대체육 구매 거부 이유 73%가 「필요성을 못 느껴서」였다는 것은 건강이나 윤리보다 나에게 왜 필요한지가 먼저인 시장이라는 뜻이다. 무알코올이 올림픽·마라톤·야구장 같은 이벤트와 함께 튀는 것도 2026년 상반기의 급증을 추세로 읽지 않는 이유다. 이 시리즈의 시작은 제로 한 단어가 네 가지 뜻을 지고 있다는 관찰이었다. 끝에 와서 보면 그 단어는 뜻이 너무 많아져서 아무 뜻도 아닌 자리까지 왔다. 그것이 대중화의 정확한 정의다.
출처 — 롯데칠성 제로 탄산 시계열: 엔지엣뉴스(2026-07-29, 2024년 3,271억) · AP뉴스(2026-08-10, 2025년 3,530억·정용재 매니저 발언) — 2023년 수치는 보도 간 불일치(2,730억 vs 2,900억 전망)로 싣지 않았다. 탄산 총량: 아시아타임즈(2026-03-10) · 한국경제(2026-02-10). 제로콜라: 조중동e뉴스·한국경제(2026-05-13, 닐슨·롯데칠성 인용). 감미료 물량: 식약처 행정예고(농민신문 2026-02-13). 무알코올: 뉴스웨이(2026-08-06) · 인사이트코리아(2026-07-15) · 아주경제(2026-02-20). 디카페인: 뉴시스(2026-07-16, 관세청) · 머니투데이(2026-03-24, 스타벅스) · 한국경제(2026-05-20, 규제). 락토프리: 비즈워치(2025-06-30). 글루텐프리·대체육: 컨슈머치 · 한국농어민신문(2022-08-23) · 머니S(2025-11-04) · 뉴스웨이(2025-08-29) · 데이터뉴스 · 메트로(2025-08-18). 당 트랙: 스트레이트뉴스(2026-05-12) · NC프레스(2026-06-30) · 뉴시스(2026-01-28, 설탕 부담금 제안) · 조세일보(한경연 콜로키움 예정). 기능성: 이데일리(2026-06-02) · 한국경제(2026-08-26). 롯데웰푸드: 데일리안(2025년 연간 실적) · 컨슈머뉴스(2026).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2024-12). 사진: 롯데칠성음료 뉴스룸(detailsKey=1351) · HEINEKEN N.V. 뉴스룸(theheinekencompany.com/newsroom, 2026-03-12) · HK이노엔 제공(뉴스핌 2026-01-07 게재분) · 오비맥주 제공(한국경제 2026-07-16 게재분) — 제조사 제공 보도자료 이미지, 원본 그대로 사용. 이 편의 반증은 취재 원고를 3중으로 검증한 결과를 본문에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매거진이 브랜드보다 앞서 「둔화」를 판정하지 않고 회사 스스로 적은 표현을 근거로 삼았다.